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델타 항공, 또 한인 인종차별…한국계 승객에 "왜 중국어 못해"

대형 항공사인 델타의 직원이 유명 기독교 영화 감독인 한국계 남성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고 비행기에서 퇴출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항공사 직원은 한국계 남성에게 아시아계인 점을 언급하며 “중국어를 왜 하지 못하느냐”고 반문하는 등 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사건은 지난 3월 28일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발생했다. 항공사 소식 전문 매체 ‘PYOK’에 따르면, 휴스턴행 델타 항공기(DL 1239)에 아내 수잔과 함께 탑승하려던 티모시 체이(Chey) 감독이 인종차별적 비방과 함께 기내에서 퇴출 조치를 받아 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소송은 지난 11일 플로리다주 중부 연방법원에 접수됐으며, 원고 측은 ▶차별 ▶정신적 고통 유발 ▶계약 위반 ▶중대 과실 ▶공모  등을 주장했다.   체이 씨 부부는 탑승 전 한 게이트 직원으로부터 “다른 승객이 영어를 이해할 수 없으니 직원 대신 중국어로 통역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체이 감독은 직원의 통역 요청에 “한국·일본계 혼혈이라 중국어를 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직원은 아시아계인 체이 감독의 외모를 언급하며 “어떻게 중국어를 못 하느냐”고 되물었다. 소장에 따르면 원고 측은 “인종적 배경을 밝히자 이 직원은 매우 짜증을 내고 화가 난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직원의 불친절한 태도는 계속됐다. 일등석에 앉은 체이 씨 부부는 뒷자리에 앉아 있던 승객이 들고 온 첼로 때문에 좌석을 뒤로 젖힐 수 없었다. 체이 씨 부부는 좌석을 뒤로 젖힐 경우 첼로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델타 항공 측에 대체 좌석을 요구했다.   소장에 따르면, 이때 체이 감독의 외모를 언급했던 직원이 다시 와서 ‘매우 비이성적이며 분노와 증오에 찬 어조’로 비난을 가했다. 다른 승무원이 개입해 체이 씨 부부에게 좌석을 변경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문제의 직원이 다시 와서 탑승 금지를 통보하며 비행기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다. 이 직원은 경찰을 부르겠다고 위협했으며, 서둘러 짐을 챙기던 체이 감독은 허리를 다쳤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델타 항공 측은 체이 씨 부부에게 사건 당일 비행 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이로 인해 영화 관련 행사 참석도 취소되었고, 이후 여러 행사도 기피하게 되어 박스오피스 수익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원고 측은 “이 일로 지난 5개월 동안 허리 부상이 더 악화됐고 이후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이 두려워졌다”며 “이들을 강제로 내쫓은 행위는 터무니없고 악의적이며 인종차별적인 행위로 간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과 관련, 델타항공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티모시 체이 감독은 기독교 신앙과 가치관을 중심으로 한 영화를 감독 및 제작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인기 스포츠 드라마 ‘슬래머 자마’(2017), 영화 ‘다윗과 골리앗’(2015), ‘더 아일랜드’(2019) 등을 흥행시켰으며, 최근에는 ‘더 파이어링 스쿼드’(2024)를 제작해 주목받고 있다. 체이 감독은 USC 필름스쿨을 졸업한 후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보스턴 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다.   한편, 델타 항공은 지난 2017년에 오버 부킹을 이유로 2살짜리 유아를 비롯한 한인 일가족의 탑승을 거부해 소셜미디어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본지 2017년 7월6일자 A-1면〉 또, 한인 말기 암 환자가 델타항공을 이용했다가 수하물이 파손되면서 중요한 의료기록이 분실됐으나 항공사 측이 계속 책임을 회피하자 소송을 제기했었다. 〈본지 2017년 7월 14일 A-1면〉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중국 인종차별 항공사 직원 인종차별적 발언 델타 항공

2024-09-19

[잠망경] 욕

사이버스페이스를 드나드는 지구촌 사람들이 욕을 하는 성향에 대한 통계를 읽는다.     뉴욕포스트는 미국 내에서가장 욕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 뉴요커가 아니라며 실망스러운 기색을 보인다. 1등은커녕 17등으로 밀린 뉴욕 시티. 영화에서 자주 보는, 말끝마다 욕을 쏟아대는 맨해튼 거리의 풍경은 터무니없는 과장이라는 판명이다.   2024년 8월에 1000명의 온라인 트위터 메시지를 대상으로 한 집계를 따르면 미국에서 욕을 제일 잘하는 도시는 메릴랜드주의 볼티모어라는 것. 볼티모어는 선원들이 많이 사는 항구다. 뱃사람들은 워낙 바다에 대한 공포심에서 욕을 잘한다는 글을 어디서 읽은 적이 있다.     네이버 사전은 욕(辱)이라는 한자어를 이렇게 풀이한다. ①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 남을 저주하는 말. ②아랫사람의 잘못을 꾸짖음. ③부끄럽고 치욕적이고 불명예스러운 일. ④‘수고’를 속되게 이르는 말. 영어의 욕은 ①에 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②, ③, ④는 별로 없다.   辱은 둘 이상의 한자를 합하여 뜻이 합성된 낱말, 즉 회의문자(會意文字). 辱자는 별 辰자와 마디 寸자가 합쳐진 모양새. 갑골문자에 ‘농기구’를 손에 든 모습이라 풀이한다. 辱은 농기구를 쓰면서 흙 묻은 손이 더러워진다는 뜻에서 생겨난 말이란다. ④의 주제는 단연 ‘더러움’이다.   병동환자 중에서 욕을 제일 자주 하는 스티브는 모욕과 저주에 능숙하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을뿐더러 이민 와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 본국에 돌아가라 명한다.     병동직원들도 인간인지라 덩달아 그에게 욕설을 퍼붓고 싶어하는 눈치가 엿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한다. 욕설은 환자들의 특권이기도 한 것을. 얼떨결에 환자와 맞섰다가 환자에게 내부적인 고발(?)을 당한 후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간적 차원에 국한된 욕이 더 호소력이 강하다. 가장 강력한 욕은 성적(性的)인 발언이다. 치부(恥部) 디파트먼트를타깃으로 삼는 치사한 심보. 생식기를 떠나 소화기에 말단 부분에도 초점을 맞춘다. 미국인들에게 ‘shit’는 욕도 아니다. 직장 동료가, “Ah, shit!” 하면 “아이구, 참!”하는 가벼운 좌절감의 표시로 나는 받아들인다. 물론 격렬하게 욕을 할 때도 이 말이 어김없이 쓰이기도 하지만.   욕쟁이 스티브는 남에게 모욕과 저주의 세례를 실컷 퍼부은 후 표정이 개운하다. 슬퍼서 심하게 울고 난 사람의 평온함이 엿보인다. 푸짐한 배설작용 후에 찾아오는 푸근한 마인드셋. 오물을 듬뿍 뒤집어쓴 직원은 마음이 편치 않다.   2023년 6월 플로리다의 오를란도 메디컬 뉴스 기사를 읽는다.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주장한 욕의 혜택(benefit)에 대한 논문이다. 욕을 하는 사람은 욕을 안 하는 사람보다 정직하다는 점. 당신이 쉽사리 동의하지 않겠지만, 욕이 심리적 고통을 완화시킨다는 점. 그리고, 딱딱한 이론에만 급급하는 좌뇌(左腦) 기능에 비하여 욕을 할 때는 창조력을 고무시키는 우뇌(右腦)가 자극을 받는다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어릴 적 한밤중 집에 도둑이 들어 은수저를 훔친 후 부엌 바닥에 똥을 푸짐하게 누고 갔던 일이 있었다. 잡히면 큰일 난다는 공포심에서 말 대신 몸으로 욕을 했던 것이다. 무서워서 욕을 하는 정신상태.   역병과 불운에 대항하려고 부모가 옛날에 아들을 개똥이라고 불렀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자식을 개똥이라고 부를 때마다 부모들은 안도감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개똥이의 어린 시절이 애꿎이 욕을 본 것이다.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모욕과 저주 메릴랜드주의 볼티모어 인종차별적 발언

2024-09-03

거듭된 아시안 차별 발언 18년 한인업소 폐업

팬데믹이 불러온 반아시안 분위기로 인해 18년간 운영하던 식당 문을 닫은 한인 업주의 소식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역 매체 ‘리치몬드타임즈-디스패치’는 지난달 25일 폐업한 버지니아주 리치몬드 지역 한인 식당 ‘K타운 키친&바’ 업주 영 신(사진)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2020년 4월, 팬데믹으로수주 만에 식당을 다시 열었을 때 신씨가 첫 손님으로부터 들은 말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Go back to your country)”였다.     신씨는 여느 식당들과 다름없이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방역 수칙을 준수했고 투고와 배달 주문만 접수했다.   하지만 이날 예약 없이 방문한 손님을 거절했고, 손님은 신씨에게 “병을 가지고 가라(Take the disease with you)”는 등 갖은 폭언을 쏟아냈다.     팬데믹 동안 그는 하루가 멀다하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어야 했다.    패턴은 비슷했다.     손님들은 식당의 마스크 지침에 반발해 직원과 시비가 붙었고, 상황이 악화돼 주방에 있던 신씨가 말리러 나오면 어김없이 인종차별적 막말을 들어야 했다.     신씨는 “그야말로 아시안 샌드백이 된 것 같았다”며 문을 박차고 나가는 손님마다 내뱉는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은 귀에 못이 박일 지경이었고, ‘칭크’, ‘차이나 맨’, ‘칭챙총’, ‘쿵 플루’ 등 아시안 비방하는 말을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일부 손님들은 신씨와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며 보건국에 거짓 신고를 해 조사관이 나오기도 했다.     신씨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을 때마다 나에 대한 모든 것에 의문이 생겼다”며 “매번 내 영혼의 일부를 빼앗기는 느낌이었다”고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팬데믹 동안 아버지의 암 선고와 다른 가족 2명의 죽음을 겪으며 개인적으로도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그는 “더는 견딜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결국 신씨는 지난달 2월 25일을 마지막으로 18년 동안 운영하던 식당을 폐업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4살 무렵 미국에 이민 온 그는 거의 30년 동안 버지니아에 살았다.     지난 2004년에는 리치몬드에 있는 출신 학교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교 캠퍼스 인근에 첫 식당 ‘마마스키친’을 열었다. 이 지역에 생긴 첫 한식당이었다.     이후 지난 2016년 그는 ‘K타운 키친&바’로 식당 이름을 바꾸고 자리를 옮겨 운영해왔고, 인근 직장인들에게 인기 식당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다.     하지만 신씨는 “팬데믹은 모든 것을 바꿔놨다. 세상이 우리에게 등을 돌린 기분이었다”며 “반아시아 정서가 떠오르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내가 사랑하는 도시에서 인종주의가 절대 떠나지 않는다는 가슴 아픈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신씨는 코로나19가 완화되고 갈등도 잦아들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식당을 폐업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전했다.     대신 고군분투하고 있는 다른 아시안 식당들에게 힘을 주고자 한식 요리를 가르치는 유튜브 채널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씨는 “솔직히 평생 식당을 운영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아직 (폐업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면서도 “멋진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장수아 기자한인업소 아시안 인종차별적 발언 반아시안 분위기 아시안 샌드백

2022-03-14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